영화에 대하여/영화로 쓰는 일기 11

만약에 멀티버스가 존재한다면 내 생각에는

지금 이 모든 것은 영화인 것이다. 각본 없는 삶, 아니 어쩌면 각본을 써내려가고 있는 삶. 그 마지막에는 소멸만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은 동시에 일어나지만, 단 한 번 뿐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살아야한다. 열망하고 욕망하며 감정에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느끼고 있던가. 요즘엔 시간이라는 것을 붙잡아두고 싶다. 아니면 영화처럼 단 1초라도 온전히 재생될 수 있는 이미지의 연속들이 내 기억에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감정을 지나고서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순간을 붙잡아둘 수 없어서 탄식만 뱉을 뿐이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한다면 그 표현은 어떠면 좋을까. 요즘엔 그런 것들을 느낀다. 말보다 행동과 몸짓이 더 큰 표현이라는 것을. 어떤때보다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에 ..

올드보이 OST와 박미소 배우 그리고 홍상수 감독의 신작 <탑>

오늘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 주저리주저리... 아침에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문득 올드보이 OST를 듣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출근길은 음악을 들으면서 갔다. 사실 OST에서 제일 좋아했던 음악은 였는데, 이 곡이 왠지 더 서글프게 들렸다. 아침 일찍 나서는 출근길은 몸을 거의 부대끼며 가야했는데 그러다보니 앞만 보고 갔어야만 했다. 그런데 저 곡을 듣고다니 얼마나 잘어울리던지. 어디론가 팔려가는 기분도 잠시 느꼈다. 박미소 배우는 홍상수 감독의 수업을 듣던 제자였다고 한다. 종강을 마치고 홍상수 감독에게 직접 연락이 와서 부터 배우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에 본 에서도 순수함을 지닌 캐릭터 역할을 맡아서 연기를 했는데 눈길이 갔다. 그리고 얼마전에 발표된 홍상수 감독의 에서도 출연..

오늘 생각 했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 feat. 조이포스터, 미드소마

오늘도 돌아보면 많은 이야기를 했구나 생각이 든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했지? 월요일에 대해서, 물가, 주말의 소소한 일들, 그 전에 내가 했던 말들과 생각들을 또 이야기 했구나. 영화에 대해서도 생각했지. 오늘 기억나는건 조이포스터와 미드소마다. 키워드는 2개. 어쩌면 중경삼림도 포함될 수 있겠다. 조이포스터라는 곳이 있다. 나도 구매했던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양면 코팅을 해준다. 포스터의 품질도 꽤 괜찮다. 내방 앞문에 포스터를 걸어두었다. 아마 이걸 구매한 시점부터 "포스터 수집가"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 뒤로 참 많은 포스터를 모았다. 아마도 내가 유럽에 가기전에 이 영화 포스터를 구매했었고, 유럽에서도 포스터를 사왔다. 고르는데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고심해서 고른 영화 포스터는 다..

내가 부산국제영화제를 가는 이유

내일 드디어 부산국제영화제를 간다. 이번 영화제에서 보는 영화는 총 4편이고 1박 2일의 일정이다. 영화사에서 일을 잠깐 했었는데, 그때는 금요일에 내려갔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 파티들과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그때의 경험은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내가 부산국제영화제를 가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딱히 없는 것 같았는데, 내 인스타 계정을 보다가 남긴 짧막한 글을 발견했다. 내가 남긴 것을 읽으면서 '그때는 이런 생각들을 했구나'하며 그때의 그 마음들을 다시 느껴볼 수 있었다. 여기에도 남기면 좋을 것 같아서 짧막한 소회같은 글을 남겨본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오며 다섯번째 방문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언제나 그렇듯 많은 씨네필로 가득했다. 그런 기운들로 인해 올해에는 어떤 영화..

영화 스펜서 포스터 구입한 날

오늘 당근으로 영화 스펜서 포스터를 구입했다. "영화 포스터"를 키워드로 지정해놓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의 포스터를 종종 사곤 한다. 아니면 인상깊은 포스터 이쁜 것들을 수집하는데 나중에 어떤 식으로 쓰일지는 아직 고민이다. 스펜서는 영화를 보기 전부터 포스터가 참 이쁘게 잘 나왔다고 생각했다. 영화의 결 만큼이나 포스터의 디자인도 많이 닮았다. 나는 포스터가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스펜서의 포스터를 보면 흑과 백, 인물의 앞면이 아닌 뒷면 그리고 희망찬 몸짓보다는 좌절하는듯 주저앉는 모습. 이런 반전이 이 영화를 꿰뚫는 핵심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고 포스터를 다시금 바라보면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스펜서 포스터가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영문판 포스터였다는 점이다. 그리..

3년만에 정상개최하는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가 드디어 3년만에 정상개최한다. 부국제는 벌써 27회로 어느덧 2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칸국제영화제가 1946년에 시작했고, 얼마전에 끝난 베니스국제영화제는 1932년에 시작했다. 이 두 영화제에 비하면 아직 한참 어린 청년이지만, 아시아에서는 최대의 영화제다. 나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번에도 갈 예정인데, 어느덧 6번째 방문이다. 그 중 4번은 관객으로 참여했고, 1번은 영화산업 관계자로 참여했었다. 아무래도 관객으로 참여했을 때하고는 다른 경험을 많이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다시 관객으로 돌아가 영화제를 즐길(?) 예정이다. 매번 부국제를 갈 때마다 기대하는 것은 거장들의 신작을 보여주는 섹션이 제일 기대가 된다. 섹션의 이름이 매번 바뀌었던가? 이번에는 아이콘 이라는 섹션에 마..

넷플릭스 지옥 새벽 정주행한 후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어제 새벽에 넷플릭스에서 정주행해서 지옥을 다 봤다. 처음에는 한편만 봐야지 했는데, 도저히 한편만 보고 끌 수 없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악마) 간략하게 연상호 감독의 지옥에 대해서 곱씹어 보고 싶다. 제일 어색할 것 같았던 지옥의 사자(?)들 장면은 그렇게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지옥은 봐야될 포인트가 지옥이란 어떤 곳인가가 아니라 단어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드라마에서의 지옥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지옥이란 존재할까? 3명의 사자들은 어떤 존재들인가? 이런 물음은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희석된다. 인간들이 사는 세계가 진짜 '지옥'이기 때문이다. 3명의 사자들을 뺴놓고 생각해도 우리가 사는 현실에 반추해보기에 좋은 드라마다. 드라마에처럼 기이한 일은 없지만, 인간의 한계로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