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오늘의 영화단상

옥자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을까? - 영화 <옥자> 논란에 관한 생각

zeroseok 2017. 5. 21. 22:39

옥자가 칸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을 한 뒤 , 최초로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시사회 전에 영화의 예고편도 공개되어 봉준호 감독의 신작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기대감을 증폭하게 했습니다. 저 또한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데요.

봉준호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유일무이한 감독이기 때문에 더 기대가 됩니다.

더군다나 영화 <옥자>는 칸 영화제에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로는 최초로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 이유는 NETFLIX는 극장 개봉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데 다음부터 열릴 칸 영화제에서는 프랑스 극장에서 1년 이내에 개봉할 작품만 출품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국내와 영국, 미국은 NETFLIX에서 공개하는 날짜에 극장에서 개봉 예정입니다.) 

그리고 논란의 불을 더 지피우게 된 것은 이번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발언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작품에 수상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하지만 오늘 오해가 있었다며 차별 없이 공정하게 심사하겠다고 다시 밝혔는데요. 이 논란은 단순히 프랑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과 극장이 갖는 의미의 재해석과 관련이 있습니다.

영화와 극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본래 영화는 극장에서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극장은 제작된 영화의 필름을 상영하면서 큰 스크린을 통해서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NETFLIX라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국내로는 IPTV 같은) 상영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죠.

NETFLIX는 영화가 주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제작하고 제공하는데, 영화에도 과감히 투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가 칸 영화제에 진출하게 된 것입니다.(영화 <옥자>외에도 NETFLIX에서 제작한 <메이어로위츠 스토리>도 진출했습니다.)

프랑스 영화협회는 즉각 반발하면서 영화와 극장이 갖는 상징을 해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는 극장없이 존재할 수 없고, 극장은 영화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은 영화가 수상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에 논란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영화는 영화다.

저는 영화는 결국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영화와 자본은 뗄수 없는 관계지만,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최대한으로 표현하여 연출하는 것이 진정한 영화의 힘을 가진다고 믿습니다.

영화가 만약 사라지면 극장도 사라질테고, 극장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영화는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게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영화가 더 영화다워지는 것은 

봉준호 감독이 밝혔듯, 100% 자유도를 주는 제작사가 얼마나 있을까요.

영화 <옥자>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500억이라는 큰 제작비임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 터치도 없이, 편집권도 100% 자유를 주며 제작한 영화도 영화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관객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옥자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을까?

다시 돌아와서 옥자는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자격이 없을까요?

저는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번복했던 것처럼 공정하게 심사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과 NETFLIX의 협업의 결과도 영화이며, 어쩌면 기술의 변화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변화하는데에

영화는 어떤 의미를 가져야할지 새롭게 논의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더 나아가서 영화 역사에 있어서 현재의 논란(혹은 해프닝)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부여되어 남지 않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