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영화 더킹을 보고

zeroseok 2017. 1. 28. 21:09

민족대명절인 설날에 조조로 더킹을 보고 왔습니다.

오늘 더킹 측에 따르면 300만을 돌파했다고 하네요.

정우성는 전작인 아수라에 출연했지만,

조인성은 영화 쌍화점 이후에 오랜만에 스크린 복귀였습니다. 

한재림 감독은 영화 관상을 연출했던 감독입니다.

2013년에 관상이 나왔으니

약 3년만에 새로운 영화를 들고 나왔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관상을 재밌게 봐서 더킹을 보고 싶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재림 감독의 영화 중에 손에 꼽을만한 영화는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 더킹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싶었던 한태수는 권력의 설계자인 한강수를 만나

핵심라인을 타고 승승장구 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에

예상치 못하는 위기가 닥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전두환 노태우 정권 이후의 현대사를 그대로 관통하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아래는 영화를 보고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이니

영화를 안보셨다면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한태수는 공부도 안하고 싸움만 하고 다니는 양아치였습니다. 한태수의 아버지도 건달이었죠. 그런 한태수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서 검사를 꿈꾸게 된 것이 어느날 집에 왔는데 아버지가 검사에게 맞고있는 모습을 보고, 훗날 코찔찔이들이 권력을 쥐게 될 것이라며, 지금은 싸움일 지라도 나중에는 저런 것이 진짜 권력이라며 공부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중학교 때도 공부를 안했던 한태수는 공부가 잘 될리가 없습니다. 막상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집중을 못하는 버릇이 생긴 것입니다. 한태수는 오히려 공부가 안될 수 있는 환경에서 공부를 해서 서울대 법학과로 입학하게 됩니다. 사실 여기서 판타지 같은 요소가 가미가 되는데, 한태수처럼 공부해서 서울대가고 사시를 합격한다면 누구나 공부를 열심히 했을 것입니다. 비현실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으나 저는 이 영화가 꽤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가볍게 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지점이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 뒤에도 사실 비현실적인 부분은 꽤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펜트하우스에서 노는 씬이나, 군사출입금지 구역에서 놀다가 오는 씬, 여러 장면들이 현실과 꽤 배치되는 씬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제는 무거운데 영화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감독도 언론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이 영화의 출발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과 서거가 출발이었다고 하는데, 영화의 주인공인 한태수의 삶과 노무현 대통령의 삶은 약간 닮아있습니다. 적어도 '정치 엔지니어링의 철학'에서 보더라도 당한만큼 보복을 당하게 됩니다. 애초에 전하고자하는 메세지가 기득권이 어떻게 권력을 쌓고 유지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면, 사실 보복을 당한 이후에 한태수가 복수를 꿈꾸는 지점부 영화가 전개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더킹의 전개는 한강수를 중심으로 어떻게 검사라는 공무원이, 검찰이 어떻게 권력을 유지하고 대한민국을 움직이는지에 초점이 초반과 중반까지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태수라는 인물을 조금 더 일찍 기득권에게 팽당하고, 그들에게 칼을 갈았더라면 조금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실 초반이나 중반의 기득권의 권력 유지와 어떻게 권력을 얻는지, 그들이 왜 기득권 세력이고 놓지 않으려고 하는지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관객은 긍정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초반의 익숙한 전개를 걷어내고, 한태수에게 딜레마를 더 강하게 줬떠라면, 마지막에 관객에게 호소하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초반에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일까?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두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비교해보면, 범죄와의 전쟁은 나쁜놈 입장에서 영화를 그리면서 '진짜 나쁜놈은 누구겠어?'라고 묻는 것이라면  영화 더킹은 '나쁜놈들이 이렇게 기득권을 쌓고 유지하는데 어떻게 해아겠어?' 라고 묻는다고 볼 수 있겠네요. 두 영화는 현대사 기반을 바탕으로 영화를 그렸지만 저는 진짜 나쁜놈이 누구인지 생각해보게끔 결말을 짓는 범죄와의 전쟁이 더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더킹에서 다룬 검찰들의 권력 유지를 그린 씬들은 그다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꽤나 그럴것이라고 수긍이 갑니다. 다만 감독이 밝혔듯 (영화에서나 인터뷰에서도) 대부분의 검사들은, 99%검사들은 평범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한다고 하는데, 현실에서는 왜 정치적 중립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일까요. 왜 정권이 바뀌면 검찰 조직은 한강식처럼 자연스레 권력 옆에 붙게 되는 것일까요. 왜 그렇게 검찰들이 권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지, 뺏기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왜 검찰 조직을 개혁하려고 했는지, 설득력 있게 그렸더라면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쨋든 정권이 바뀜에 따라 권력을 따라가는 습성은 그들이 왕이 아니라 자기 밥그릇을 챙기는 개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밥그릇을 잘 줄 수 있는,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주인을 잘 뽑아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자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