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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미드 웨스트월드(Westworld) 리뷰

zeroseok 2017. 1. 17. 01:34

최근에 HBO에서 방영했던 신작 미드 웨스트월드(Westworld)를 감상하였습니다.

현재 시즌 1이 종료된 상태이고 시즌 2는 제작이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즌 2는 2018년에나 방영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웨스트월드가 주목 받게 된 것은 조나단 놀란의 연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인터넷을 하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동생인 조나단 놀란이 미국 드라마를

연출한다고 얼핏 봤었는데, 그게 바로 웨스트 월드 였던 것입니다.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SF 장르여서 더욱 재밌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진도 꽤 훌륭합니다.

'양들의 침묵'으로 유명한 안토니 홉킨스와 '설국열차'에도 출연한 에드 해리스도 이 드라마에 나옵니다.

그 외에도 저는 잘 몰랐던 돌로레스 역을 맡은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 라는 배우도 출연합니다.

배우 뿐만 아니라 SF영화 연출을 많이한 J.J 에이브람스도 이 드라마에 제작을 맡았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 각본을 쓴 조나단 놀란도 물론이죠.

이처럼 기대가 잔뜩 되는 드라마를 정주행한 리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우선 이 드라마의 원작은 마이클 크라이튼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화 '이색지대'가 원작인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의 골격은 같은데, 인간이 로봇 테마파크를 만들어 가상의 체험을 운영합니다. 각 시대별로 테마가 나눠져 있고, 하루에 몇천만원이 있으면 이 테마파크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로봇들은 인간들을 위해서 일하며 절대로 해치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은 일상에서는 하지 못하는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들을 로봇에게 합니다. 매일같이 로봇들은 강간당하고 살인을 당해도 매일 같이 같은 시나리오로 또 다시 깨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로봇들이 조금씩 이상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웨스트월드의 출발 지점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인간이 만든 로봇이 자신들이 누가 만들었는지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주제를 다뤘던 영화들은 많았습니다. 다양하게 변주되어 영화로 제작이 되었었죠.

그렇지만 웨스트월드는 기존의 것과 분명한 차별점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여기부터 진짜 스포주의 - 이 드라마는 반전이 꽤 있어서 다 보신분만!)

마지막 10화는 모든 이야기를 정리하고 기존의 이야기를 뒤없는 반전이 펼쳐지는 이야기 였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충분히 1화부터 9화까지는 훌륭하게 연출하고, 꽤나 사실적이고, 때로는 충격적으로 드라마가 전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10화에서는 반전과 함께 굉장히 무거운 주제를 쭉 정리하는 차원에서 꺼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인간이 완벽한 어떤 생태계를 만든다면,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것입니다. 물론 표면에 깔린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시즌 1은 인공지능 역습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 생각엔 단순히 조나단 놀란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공격하는 단순한 이야기를 할 것 같지 않았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화에서 다룬 의식 부분과 닥터 포드의 죽음은 의미심장합니다.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도 인간과 동물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사실 '의식'입니다. 인간은 '자아'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동물은 '자아'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가 되는 것인데, 웨스트월드 10화에서는 이 부분을 반전과 함께 다룹니다. 돌로레스는 결국 몇 백번 아니 몇 천번을 거쳐서 자신의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자기의 목소리 인 것을 깨닫죠. 바로 '자아'를 깨닫는 부분입니다. 인간이 만든 로봇이 '자아'를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로봇들이 인간에게 그저 소모품이었음을 깨달았다면 당연히 인간에 적대감을 내비칠 것입니다. 하지만 조나단 놀란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단순한 상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 자체에 대한 물음을 던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신이라는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웨스트월드의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인간이 태어난 목적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비록 지금은 신의 존재를 알 수 없는 혼돈(Chaos) 자체이지만, 신은 분명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닥터 포드가 신 자체가 되어버린 것처럼 우리 인간도 신이 말 그대로 신 자체가 되어 우리에게 혼돈을 남기고 간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신의 존재를 증명하면 혼돈이 사라질텐데, 웨스트월드 10화의 반전은 신의 존재의 증명과 현재 신은 없음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로는 짧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다루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굉장히 흡입력 있는 전개 덕분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시즌 2는 Chaos를 다룬다고 합니다. 시즌 1은 Control 이었다고 하네요.

시즌 2는 제작 확정이지만 2018년에웨스트월드 결말 해석 방영된다고 하니 약 1년이나 기다려야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