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이 평범하지 않는 가족이 살아가는 방법 - <미스 리틀 선샤인(Miss Little Sunshine), 2006>

zeroseok 2018. 9. 17. 01:08

그런 영화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젠간 꼭 봐야지 하면서 미루는 영화들. 저에게 <미스 리틀 션샤인>이 그런 영화였어요. 예전에 알고나서부터 꼭 봐야지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보게되었습니다. 예전에 봤으면 몰랐겠지만, 스티브 카렐도 나오고, 폴 다노도 출연했던 영화였습니다.
*아래의 글은 스포가 될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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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를 먼저 살펴보면

여기 평범하지 않은 가족이 있다. 가장인 리차드는 9단계 성공 이론을 팔려고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다. 엄마인 쉐릴은 같이사는 할아버지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다. 할아버지는 최근에 헤로인 복용으로 양로원에서 쫓겨나서 같이 살고 있다. 큰아들인 드웨인은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말을 않겠다며 9개월째 노트에 적어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다. 이런 집안에 얹혀 살게 된 외삼촌 프랭크는 게이에게 차이고 자살 시도했다가 이제 막 퇴원한 프로스트 석학이다. 이 집안의 막내인 딸인 올리브는 살집이 있지만 미인대회에 집착한다.
어느 날, 올리브가 미인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막내딸의 소원을 위해 온가족이 캘리포니아 주로 고물 버스를 타고 떠나게 된다. 기쁜 마음으로 떠난 1박 2일 여행은 그들의 생각과 달리 갈등이 깊어진다. 그들은 무사히 미인 대회를 잘 참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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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첫번째로 주목이 되는건 캐릭터의 설정입니다. 각 캐릭터마다 확실한 특성을 드러냅니다. 영화의 초반부에 캐릭터를 확실하게 잡고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좋은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캐릭터의 성격과 이야기의 핵심을 초반에 명확히 짚고 넘어가는데, 외삼촌이 퇴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가족들이 모두 모여 식사하는 장면부터 막내딸이 참가 소식을 듣기까지 초반씬에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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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주제와 핵심을 관통하는 한 단어는 "실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실패한 인생으로 비춰집니다. 영화는 그 "실패"를 뒤집어 성공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패라 단정 짓는 것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립니다. 이 영화가 빛나는 지점도 바로 여기입니다. 캐릭터들이 저마다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보듬어주면서 한단계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사람들의 성공이라는 기준 혹은 잣대에 너무 맞추려는 것은 아닌가요? 물으면서, 이 가족은 망쳐도, 실패해도 그게 인생이니까,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 나으니까. 라고 대답하면서 교훈을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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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훈훈한 영화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중간에 그들이 결정적으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이 부분이 뜨악하게 보일 수도 있을거라 생각해요. 왜냐면 제가 그랬기 때문에... 하지만 이 사건을 통해서 이 특별한 가족이 극복하게되는 중요한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아쉽지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요약한다면, 전달하고 싶은 영화의 주제를 이야기에 잘 녹여내고, 극의 템포를 유지하며, 캐릭터가 살아있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요즘 바빠서 글을 많이 못쓰네요. 영화를 우선 많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