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

인랑이 흥행에 실패한 3가지 이유

zeroseok 2018. 8. 7. 02:00

인랑을 보러가는 발걸음은 무거웠는데, 돌아오는 발걸음도 무거웠습니다.
금일까지 집계된 결과를 보면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은 400만명을 돌파하였고, <인랑>은 86만에 그쳤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에게 완벽하게 밀린 <인랑>.
이렇게까지 흥행에 실패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참히 이렇게 실패했다고 단정짓는 것은 곧 다른 대작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여기서 크게 뒤집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인랑의 흥행에 있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3가지 이유로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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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배급의 실패


<인랑>을 경쟁을 붙이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습니다. 우선 대작인 만큼 여름 흥행을 노리는 것은 당연했지만, 다른 영화들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신과 함께 : 인과 연>과 붙이자니 전작의 흥행을 무시할 수 없고, 여름 흥행의 후반에 붙이자니 <공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 극장가 초반에 붙이고, 같은 장르에서 이기는 전략을 선택했을지도 모릅니다.
배급에 있어서는 축구 경기 결과를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를 뒤집을 수 없지만, 차라리 여름 극장가 후반에 붙였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장르를 차별화 둘 수 있고, <신과 함께 : 인과 연>이 얼마나 흥행할지 모르지만, 후반에 힘이 줄어들 때 밀어붙였으면 86만명이 아니었을 것 같네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에 이어질 이유에서 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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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장르의 쾌감 부족


영화의 줄거리에 앞서서 장르가 주는 쾌감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관객이 최소한 안전하게 장르의 쾌감을 보장해주는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으로 이어졌습니다. 적어도 톰 크루즈가 출연하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은 장르로서 충분히 제 몫을 해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비슷한 장르로 붙은 <인랑>은 장르에 있어서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에 밀리는 것 같습니다. <인랑>이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보다 미술적 성취야 충분히 달성했지만, 장르로서 재미를 주지못한 것이 흥행의 성패를 가른 것 같습니다. 이런 대작의 경우 입소문도 빠르게 타서 초반 흥행이 중요했는데, 안전함을 선택한 많은 관객의 입소문으로 양자택일에서 밀리면서 자연스럽게 계속 밀리는 형세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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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어리둥절 스토리


많은 관객들이 실망한 것은 바로 스토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은 결국 관객이 영화 관람에 있어서 영화를 선택하는 강력한 요소는 바로 줄거리(이야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우위에 점하지 못했습니다. 스토리와 연출은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에서는 자세히 밝히진 않지만, 결정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딜레마까지 도달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판을 까는데 시간을 다 보낸 느낌입니다. 반면에 안전한 장르에 시리즈의 연속성의 장점이 있는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은 안전하게 제 갈 길을 갑니다. 누군가 스토리는 양쪽 다 별로거나 <인랑>이 낫다고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시리즈로 보든, 이번 영화로 보든 안정적이다보니 관객에 입장에서는 (돈을 지불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만족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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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에 영화를 보고 와서 주저리 주저리 써봤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질 영화가 아닌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인랑>이 천만 영화는 될거라고 생각도 안했고, 영화를 보고 나서도 천만을 찍을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어쩌면 올해 천만 영화는 없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