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건이 아쉬웠던 이유

zeroseok 2017. 3. 9. 02:17

영화 로건을 보고 왔습니다.

저는 엑스맨 시리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워낙 나온지도 오래됐고, 엑스맨을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크게 히어로물에 흥미를 못느끼는게

엑스맨을 보지 않은 이유라면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엑스맨 시리즈를 다 보지 않고, 울버린은 치유 능력이 있고,

손가락 사이에서 칼이 나온다. 뭐 이정도만 알고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스포일러 없는 후기와 로튼토마토의 평을 봤더니 꽤 높길래

개봉하면 보러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월드 프리미어 상영이 되었단 소식을 접하고

무조건 보러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엑스맨의 팬은 아니지만, 내용도 잘 모르지만, 로건이라는 영화 자체만 놓고 봤을 때

히어로물이라는 장르를 생각하더라도 좋았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럼 로건이 어떤 부분이 좋았고,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우선 좋았던 점은 로건이 점점 힐링의 능력을 잃어가 다른 일반적인 사람처럼 살아가는 

캐릭터 설정이 애처롭게 다가왔습니다.

로건과 함께 사는 다른 뮤턴트들도 마찬가지로 하루하루 견디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로건이 어쩌면 로라의 임무를 피하려고 한 것은 이제 더이상 지쳤기 때문입니다.

절룩거리면서 걸어가는 모습이나 처절하게 아끼고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는 모습이

애틋하고 애처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두번째는 제가 엑스맨 시리즈를 다 챙겨보고, 울버린의 팬은 아니지만

17년을 함께한 캐릭터를 보내는데에 이만한 엔딩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다른 히어로물도 영화 로건을 교본 삼아 한 캐릭터의 퇴장을 멋지게 하려는 욕심을 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엑스맨 영화를 꼼꼼히 챙겨봤더라면 (같은 세계관이지만 영화 로건과 독립이라고는 하지만)

애정이 있어서 더 떠나보내기 아쉬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멋진 퇴장이었고, 약 17년 동안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은 대단한 배우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건이 아쉬웠던 이유는

액션들과 그 외에 내용들이 진부하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히어로물 영화들은 화려한 장면으로 그 힘을 부각시켜서 악당을 물리치고, 지켜야할 것들을 지켜냈습니다.

히어로물의 특징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은 결국 2가지로 귀결되는데 액션과 지켜야할 어떤 것입니다.

로건에서의 액션 시퀸스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이 됩니다.

그건 아마 울버린이 지닌 캐릭터의 한계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피는 더 튀기고, 성인이 봐도 조금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액션 시퀸스들이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금새 시들어 버립니다.

사실 일반적인 히어로물에서는 스토리와 맞닿아서 액션 시퀸스를 전개하는 방식은 더 나은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여

액션 시퀸스를 이어가는데, 이건 로라도 로건과 같은 돌연변이기 때문에 그들이 싸우는 방식은 후반부에 이미 적응이 되어버려서

진부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감독이 신선하게 액션 시퀸스를 이어가기 위해서 병원에서 길러진 아이들이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데

자신을 지키는데에 그 능력은 쉽게 발휘 하면서 왜 로건이 싸울 때는 멀뚱히 지켜보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액션 외에 다른 이야기 부분에서 부각을 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영화 로건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기존의 히어로물 영화들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액션이 특출나게 더 좋았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네요.

오히려 액션에서 신선한 장르적인 만족감을 줄 수 없더라면

정서를 더 촘촘하게 쌓았더라면 더 진한 감동이 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도 충분히 엑스맨 시리즈 팬들은 만족하고 있겠지만)

영화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외롭고 처절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이는 색감 자체를 황토색, 황무지의 느낌을 주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사막하고 연결이 된다고 할까요? 오프닝 시퀸스과 엔딩 시퀸스를 제외하면

그런 분위기가 저절로 처절한 로건의 모습을 더 부각시키는 것 같네요.

그리고 청불 히어로물은 앞으로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