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스노든을 다룬 영화는 어땠나? 연출에 대한 생각들

zeroseok 2021. 11. 5. 01:42

작년에 보고 싶은 저만의 리스트에 올랐기도 했던 영화 스노든을 보고 후기를 써봅니다.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아서 스노든을 연기하였습니다. 우선 스노든이 어떤 사람이었길래 이게 영화화가 됐으며, 스포 없이 가이드 리뷰 느낌으로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온전히 저 개인의 생각이며 느낌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스노든이라는 사람은 전직 NSA 요원으로 현재 러시아에 체류 중에 있습니다. 그를 이해하려면 2013년 6월 10일로 돌아가야 합니다.

스노든은 언론사 (가디언과 워싱턴 포스트)을 통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와 영국의 GCHQ 등의 정보기관들이 전 세계의 일반인들의 통화기록과 인터넷 사용정보 등의 개인정보를 PRISM이란 비밀정보수집 프로그램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수집, 사찰해온 사실을 폭로하였습니다.

 

실제 주인공과 비슷한 인상을 준다

 

제가 기대했던 영화 스노든은 어쩌면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스티브 잡스' 같은 느낌의 연출을 기대했는지 모릅니다. 영화 '스티브잡스'에서는 잡스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을 열어둘 수 있게 연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인물이 이끌어 가는 영화들은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데, 그런 한계를 넘어서 더 지루할 수 있는 배경(PT를 하기 전에 이야기만을 다룬 것) 속에서 인물의 성격 자체를 겹겹히 쌓인 인물을 바라보게 하는 연출이 좋았습니다. 제가 보고 느낀 영화 '스노든'은 반대로 다차원으로 해석하지 못한 캐릭터의 한계가 아쉬웠습니다. 우선 두 인물 자체로만 비교해보면, 스노든과 스티브 잡스는 언론 혹은 대중에 노출 차이가 다릅니다. 두 인물의 성격 혹은 특성도 확연히 다르죠.

 

 

올리버 스톤 감독은 아마 '테러를 막기 위한 개인정보 수집은 정당한가?' 혹은 '스노든은 왜 이런 사실을 폭로하게 되었을까?'에서 출발했는지도 모릅니다. 이 두 가지의 의문 혹은 전제는 영화를 통해 충분히 만족시키지만, 인물 캐릭터를 촘촘히 살리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현실에서 스노든이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고, 결국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의 사실 만으로 어느 부분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쉬운 부분이 바로 그 지점입니다. 언론 기사나 소식을 통해서 누구나 알 수 있을 것 같은 스노든이라는 사람의 생각, 거기에만 머물렀다는 것이죠.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천재들의 일대기나 한 인물을 조명하는 영화들을 꽤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아쉽네요. 조셉 고든 레빗의 연기는 평범합니다. 하지만 스노든이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그가 언론에 공개한 인터뷰를 보고 연습을 많이 했다는 점은 치켜세우고 싶습니다. 조셉 고든 레빗이 호흡기를 댔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극장에서 봤더라면 더 큰 실망을 하며 발로 땅을 차며 집으로 돌아왔을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가 실망이라고해서 영화에서 다루는 주제를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순수히 연출 부분만 봤을 때 아쉬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