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이후의 한국영화 문제작들이 수많은 캐릭터를 생산해냈지만 그 인물들 가운데 대다수는 그야말로 트렌드로 왔다가 트렌드를 타고 사라졌다. 그런데 유독 이창동의 인물들은 다들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가 정확히 찍힌 주민등록증 하나씩 지갑 안에 넣고 우리 주위에 섞여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ㅡ 씨네 21 前편집장 조선희 저는 이 말이 가장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잘 표현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의 캐릭터들은 저마다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번 영화 도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유통 아르바이트생인 종수(유아인)도, 미스터리 한 인물인 벤(스티븐 연), 그리고 해미(전종서)도 모두 저마다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버닝은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