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것인가, 극복할 것인가 - <국가부도의 날(Default), 2018>

zeroseok 2021. 10. 12. 15:01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이번 글은 국가부도의 날 영화에 대한 리뷰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1997년,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때,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이 사실을 보고하고, 정부는 뒤늦게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꾸린다.
한편, 위기가 곧 기회임을 알아차리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 금융맨(유아인)은 국가가 부도한다는데 베팅을 한다. 작은 공장을 운영하는 갑수(허진호)는 대형 백화점과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밝은 앞날은 꿈꾼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일주일, 대책팀에서는 시현과 재무국 차관(조우진)이 충돌하고, 시현은 국가부도를 막기위해 비장의 카드를 준비한다. 하지만 재무국 차관은 IMF 총재를 몰래 입국시키게 되면서 사태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 영화를 설명할 때 <빅쇼트>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빅쇼트>와 많은 점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다루는 경제 위기, 즉 배경은 다르지만 영화에서 표현하고자하는 바는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부 고위관료가 문제였다면, 미국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것도 은행들에서 고위관료의 행태가 문제였죠. 그런 점에서 같은 주제의 연장선상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빅쇼트>와 다른점이 있다면 <국가부도의 날>은 더 서사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계몽적인 태도를 취하죠. 결말만 두고 생각했을 때 <더 킹>과 비슷한 결말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러서 어떤 주제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빅쇼트>에서 전달하는 방식보다 더 효과적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더 아쉬웠던 점은 <빅쇼트> 캐릭터를 그대로 베낀듯한 캐릭터 구성입니다. <빅쇼트>에서 브래드 피트가 맡은 역이 유아인과 비슷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외에 캐릭터들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비슷하다고 꼭 비판하기보다는 <빅쇼트>의 캐릭터들이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각색한 것으로 생각해보면, 어쩌면 위기에 대처하는 인간 군상이 그대로 드러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어떤 위기에 처했을 때, 크게 둘로 나누면, '위기를 기회로 삼는자' 혹은 '위기를 극복하려는 자' 밖에 없는거죠.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할 이야기였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리고 <빅쇼트>와 비슷할지언정 어려운 경제용어와 딱히 극에서 풀기어려운 이야기라 생각될 수 있지만, 극에 잘 녹여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P.S 조우진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P.S 팀장- 한국은행 총재 -경제수석 순으로 피라미드가 올라갈수록 소통은 더 꽉 막히고, 이해도는 더 떨어지는 것처럼 표현한 연출이 인상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