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오늘의 영화단상

넷플릭스 수리남 후기와 해석 - 가짜들 사이에서 진짜가 살아남는 방법

zeroseok 2022. 9. 15. 01:53

작년에는 오징어게임이 추석때 공개되면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추석 연휴 시작과 함께 공개되었기에 자리에 앉아서 정주행할 수 있었는데, 그때도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었었다. 추석에 대작공개 전략은 넷플릭스 코리아의 주요 행사로 자리잡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OTT 시장에서 시즌은 사람들이 여가 시간이 많을 때가 좋을테니.

 

윤종빈 감독이 연출한 수리남은 처음에 영화인줄 알고 있었는데, 막상 공개돼서 확인해보니 6부작 드라마였다. 오징어게임과 같은 편수를 갖고 있어서 대략적인 흐름은 어떻게 흘러가겠구나는 인지하고 있었다. 수리남은 실화 기반의 드라마인데 실제로 수리남에서 있었던 일을 각색하여 제작되었다. 제주도에 야자수 심어서까지 연출했다는 걸 들었을 때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추석이 끝났지만 아직도 뜨거운 것 같다. 전체적인 반응은 나쁘지 않았고 배우들의 호평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나도 배우들의 연기에 모두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겠지만, 조우진 배우만큼은 이 드라마에서 최고의 역할과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마치 이 배우는 가면을 바꾸는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충분히 소화한다. 이번의 조선족 역할에 중국어까지... 그리고 표정에서 드러나는 광기 등 조우진 배우가 등장하기만을 기대하며 계속 봤던 것 같다.

 

이야기 전체로 보면 한 가장의 모험담? 혹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뤘던 가정을 지킨 한 남자(아저씨)의 이야기로 압축할 수 있는데, 곱씹어보면 '가짜' 와 '진짜'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인구를 둘러싼 환경과 인물들은 모두 '가짜'다. 전요환의 직업도, 수리남에서 홍어를 내다버린다는 것도, 실체가 보이지 않아도 믿는 종교에 대한 신념도, 심지어 국정원 요원까지도 모두 가짜였다. 하지만 인구는 어떤가. '진짜' 혹은 진실을 눈으로 봐야만 믿는 사람이며 그의 친구 또한 진실된 사람이다. 이 드라마는 어쩌면 진실된 한 인물이 가짜들이 마구 뒤섞인 곳에서 '진짜'라는 진주를 찾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의미심장했던 이유는 그런 뒤엉킴 속에서도 '진짜'가 있었다는 새삼스러운 놀라움 아닐까. 그에게 있어서 동두천에서 불법으로 카센타를 운영한다는 가짜(소문)가 중요한게 아니라 진실 혹은 진짜가 중요했을 테니까.

이 드라마가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어땠을지도 생각해본다. 아무래도 결과론적인 것에 가까워서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나는 영화가 더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압축하기엔 어렵겠지만, 영화라는 마법을 생각해봤을 때, 그가 다뤘던 현대의 아버지들의 이야기 <범죄와의 전쟁> 같은 영화와 같은 선상에 놓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