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있다. 매섭게 다가오던 태풍이 또 목숨을 앗아갔다. 그래도 코로나에 비하면 비할바가 아니지만.. 그 계절 속에서 또 여름이 찾아왔고 지나갔다.
극장가에 있어서 올 여름에 코로나 시대 속에서 다시 활기를 찾았다. 사람들은 억눌린 것들을 표출하듯 극장을 찾았다.
나는 텐트폴 영화를 모두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코로나 이전만큼 꽉찬 극장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고, 맛있는 팝콘도 먹을 수 있었다. 팝콘 얘기는 전에도 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는 게 다시 익숙해졌다. 인간은 이렇게 적응의 동물이다.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작품인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어떠했나? 아주 고풍있고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사실 개봉 전부터 유투브로 살짝 어떤 이야기인지 엿보기도 하고, 그만큼 많은 기대를 하고 봤던 작품이었다. 기대만큼 좋았고, 여전히 몇몇 대사들을 속으로 읆곤한다.
그리고 기습적으로 나온 것만 같은... 탑건 매버릭도 봤다. 올해 한국인이 사랑한 외국영화가 아닐까. N차 관람도 많았던 것 같고, 입소문도 많이타서 극장에서도 오래 걸렸다. 나도 재밌게 봤었는데 과하지 않았던 연출이 좋았다.
그리고 6월이 넘어가고 7월에 본격적으로 한국영화 텐트폴 영화들이 개봉했는데, 나의 선택은 신인감독 이정재의 <헌트> 였다. <한산>은 뭔가 떙기지 않았고, <비상선언>은 개봉 이후 평점이 떨어지는게 보였다.
<헌트>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이 영화를 보고 든 생각은, 좋은 영화들은 때때로 이미지 한장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이미지로 영화의 전체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포스터다. 포스터야말로 관객이 트레일러도 감상하기 전에 짧게 보는 것이다. 이 영화는 포스터부터 구성이 남달랐다. 곱씹어보면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신인감독 같지 않은 연출 능력이 놀라웠다. (3-4번 있었던 블랙아웃이 걸리긴 했지만) 대한민국에서 총기액션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카메오로 나온 배우들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제 여름이 넘어가면 극장은 추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내 기준에서는 딱히 볼만한 게 보이지 않는다. 몇몇의 예술영화와 독립영화 작품들이 보이긴 하지만, 나도 어느새 OTT에 너무 적응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여기서 반대편 나라에서는 영화제가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