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엿보였던 영화 - <월요일이 사라졌다(What happened to monday), 2018>

zeroseok 2022. 10. 12. 00:51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들이 있다. 단편 영화들에서 그런 실험적인 도전을 한 영화들이 많다. 장편에서는 주로 아이디어가 돋보여야하는 공포영화 장르에서 두드러지는 것 같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직장인이 무심결에 클릭해볼 법한 영화인데 전혀 다른 이야기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먼데이부터 선데이까지 한가족 한아이 정책이 시행된 시대에 태어난 자매들이 있다. 이 자매들은 카렌 셋맨이라는 한명의 인물로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먼데이가 사라지고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런 이야기는 분명 직장인이 바랬던 희망하고는 먼 이야기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음)

영화는 전개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느껴졌다. 먼데이가 사라지는 시점도 빠르고 자매가 한 명씩 죽으면서 이야기의 흐름이 대략적으로 파악된다. 조금 허술했던 부분들이 몇몇 있었는데, 1) 자매들이 각자 캐릭터를 가지고 있지만, 아동복지국? 요원을 상대로 꽤 잘싸운다는 점 2) 자매를 잃은 슬픔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다른 자매들의 감정이다.

1번을 더 서술해보면 만약에 나였으면 아빠가 더 훈련을 시키지 않았을까 싶다. 몇장면만 넣어도 자매들의 캐미로 적을 무찌르는 통쾌한 액션이이었을 것 같다. 근데 웬즈데이인지 썰쓰데이인지 운동을 좋아하는 캐릭터는 딱 한 명이다. 혹은 이런게 아니라면 각 캐릭터에 부여된 성격과 특징이 더 도드라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 

2번은 자매가 죽는데도 슬퍼하는게 잘 안느껴진다! 어찌된 일인가... 30년 가까이 함께 했던 가족이 갈등이 있더라도 더 슬퍼해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그 감정들은 후반부에 조금 돋보이는데 처음에는 그런 장면들이 몇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당황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는 1인 7역을 연기한 누마 라파스가 7명을 연기하고 있다는게 계속 느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연기는 매우 훌륭했다! 일곱명의 개성있는 각자의 캐릭터를 이 배우가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먼데이의 심경 변화다. 모성애가 더 설득력이 있었으면 했다. 아주 마지막에 이르러서 반전 비슷하게 나와서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있다. 그리고 자매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데 이들의 진짜 목표가 뭔지 순간 헷갈리기도 했다. 먼데이가 아직 살아있고 잡혀있다는 정보가 더 일찍 관객에게 주어졌다면 궁금증은 더 증폭되지 않았을까.

액션은 무난무난했다. 나쁘지도 않고 오히려 자매들이 주변 사물들을 이용해서 무찌르는 형태여서 조금 설득력이 있었는데... 적들의 침투는 왜이리 느린가. 자매들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늦게 침투하는 듯한 연출은 조금 웃프기도 했다.

나의 별점은 별 3개. 2.5개가 적당하지만 1인 7역을 소화해낸 누마 라파스 배우를 위해 0.5개를 더 추가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