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생각보다 깊이가 없어서 아쉬웠던 영화 - <카스바(Rock the Kasbah), 2016>

zeroseok 2022. 10. 5. 10:14

가끔 영화를 보다보면, '이 배우들 데리고 뭐하는 거지' 싶은 영화가 있다. 바로 이 영화 카스바가 비슷한 느낌을 주었는데, 헐리우드에서 꽤나 굵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빌 머레이, 브루스 윌리스, 케이트 허드슨 등 헐리우드 유명 영화들에 주연을 꿰찼던 배우들이 출연한다. 그런데 이야기의 중심은 아프간에 소녀를 아프간 스타? 에 데뷔시키는 연애 매니저의 이야기인데...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후반부에 갈수록 김이 확 빠진다. 카스바란 뜻을 찾아보니 아랍어로 도시의 요새?를 뜻하는데, 영어의 원제는 락 더 카스바. 카스바를 흔들어라! 어떻게? 음악으로! Rock spirit! 뭐 이런 느낌이다...

사실 코미디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배우들에게 판을 깔아주지도 않는다. 초반에 몇몇 장면만 웃겼을 뿐 갑자기 정치/종교적 이슈가 붙어서 인지 사뭇 진지해지는게 어이없어서 웃기다. 빌 머레이하면 꽤 많은 코미디에 출연했는데 흔한 캐릭터가 되어버린다. 브루스 윌리스는 어떨까. 다이하드 시리즈로 액션 배우로 정평이 나있지만, 코미디 장르로 크게 소화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문라이즈 킹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 등의 영화에서 출연했던 역할만큼 이 영화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빛나지 못한다.

여러모로 시간도 아깝고 아쉬운 영화인데, 감독을 살펴보면 꽤 다작을 연출했던 노장 감독이다. 베리 레빈슨 감독인데 <레인맨>, <굿모닝 베트남>으로 아카데미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은 적이 있다. <벅시>도 유명한 영화고 90년대 헐리우드 황금기에 활약했던 감독이었다. 그래서 저 배우들 모아서 제작할 수 있었구나 싶기도 하고. 90년대 -2000년대 초반의 영화들에 비하면 최근에는 나이가 있어서 인지 연출한 영화들이 많이 없는데, 그래도 헐리우드에서 이름 있는 배우들과 함께 찍은 영화들이 많은게 흥미로웠다. 영화가 드러내는 선명한 주제 의식은 동의하지만, 더 증폭될 수 있었던 연출이 아쉬웠다.

네이버 시리즈온에 무료 영화로 풀렸는데, 시간이 있어도 안보는게 좋을듯 싶다. 다른 좋은 영화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