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짧지만 오래남는 영화지식

영화 포스터에 숨겨진 스토리의 비밀

zeroseok 2022. 9. 23. 00:32

저번에 스펜서 포스터 구입하면서 잠깐 얘기했던 건데 조금 확장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제 생각엔 영화 포스터는 관객이 처음으로 영화라는 하나의 작품을 마주하게되는 첫만남인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예고편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포스터가 특별한 이유는 마치 미술처럼 하나의 이미지에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2022.09.20 - [영화에 대하여/영화로 쓰는 일기] - 영화 스펜서 포스터 구입한 날

 

영화 스펜서 포스터 구입한 날

오늘 당근으로 영화 스펜서 포스터를 구입했다. "영화 포스터"를 키워드로 지정해놓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의 포스터를 종종 사곤 한다. 아니면 인상깊은 포스터 이쁜 것들을 수집하는데 나중

seok436.tistory.com

최근에 구매한 <스펜서>로 예를 들면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한 인물을 과감하게 배치시킨 구도와 더불어 흑백의 조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비율도 거의 5:5에 가깝죠. 그리고 인물은 뒤돌아서 절망하는 듯한 뒷모습이 보입니다. 아마도 여기까지 인간이 인식하기에는 굉장히 빠른 속도일 것이고 궁금해질 것입니다. '왜 저 인물은 드레스를 입고 절망하고 있을까?'

그러한 질문을 영화를 보시면 꿰뚫고 한 인물을 조망하며 영화가 진행됩니다.

 

한국영화는 어떨까요. 최근에 개봉한 헌트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포스터는 다양하지만, 주 포스터로 이야기 해보면,

 

왜 그들은 서로를 겨누고 있나.

여기 제가 헌트를 처음 접하게된 포스터를 가져왔습니다. 대한민국 투톱명배우인 정우성과 이정재가 나란히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인간의 시선에서는 좌우에 인물이 배치되어 겨누는게 맞는데, 이 포스터는 남북으로 겨누고 있습니다. 이러한 첫 이미지와 카피라이트로 관객은 이 영화가 전달하는 첫 메세지를 수신받을 수 있습니다. '왜 이 둘은 서로를 겨누고 있으며, 무엇을 사냥한다는 것일까?'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정우성 배우가 아래에 있고, 이정재 배우가 위에 있었는지 알게 되고, 서로를 겨눴던 총구의 방향도 이해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한명의 캐릭터나 2명의 캐릭터의 포스터를 살펴봤는데, 주조연이 마구 섞여서 여러명이 나온 영화에서는 어떨까요.

여기에 적절한 예시의 영화로 <기생충>을 꼽을 수 있습니다.

 

행복은 나눌수록 정말 커질까? 아니면 파이를 나누는 것일까?

우선 제일 큰 인물인 송강호 배우가 서있고, 그 다음으로는 모든 인물의 눈이 가려져있습니다. 그리고 왼쪽 하단에 창백한 다리가 보이며 시체로 추정되는 사람이 누워있습니다. 대략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겠구나 짐작해볼 수 있죠.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이선균 가족과 송강호 가족이 가려진 눈의 색깔이 다릅니다. 왜 송강호 가족은 검은색이고 이선균 가족은 흰색이었을까요. 그리고 왜 돌을 들고 서있던 것일까요?

이런 호기심 속에서 관객은 '먼저'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생충>을 다 보고 나면 왜 이런 포스터 였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화마다 포스터가 분명 존재합니다. (극장 개봉 기준) 저는 개인적인 생각은 "좋은 영화는 포스터부터 남다르다"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종합 예술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이런 관점에서 아마 영화를 보기 전에 포스터를 유심히 보면 한층 더 재밌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