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피디아를 오랜만에 켜서 아네트 별점을 등록했다.
그러면서 올해 봤던 영화들을 쭉 돌아봤다. 아직 정리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만.
올해 1월 1일에 들어서면서 100편의 영화를 봐야겠다! 다짐했지만 68편 밖에 못봤다.
아무래도 살아가면서 다른 관심 분야도 생기고... 꼭 영화를 봐야겠지 마음을 먹고 보려면 고르는데만 30분 걸린다.
그래도 올해 나를 놀라게 했던 영화들을 몇편 소개한다.
1. 너무 늦게 알아버렸네 이 감독, 크리스티안 펫졸드
독일의 감독인 펫졸드 감독을 알게된 것은 그의 감독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였다.
올해는 여러 감독들의 필모그래피를 살피지 못했는데, 장편도 꽤 많이 연출했고, 유럽 영화를 좀 봐야겠다는 오래된 생각 덕분에 <트랜짓>을 먼저 보았다. <트랜짓>은 여전히 잔상이 남는다. 남은자의 쓸쓸함, 외로움, 부재로 인한 우울 그리고 절망, 그안에서 희망과 사랑까지 한편의 판타지를 본 것만 같았다.
감정이 터지지 않고도 잔잔하게 울려퍼지고 감미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후 <피닉스>, <바바라> 까지 봤고, 다른 영화도 챙겨볼 생각이다.
2. 흠뻑 빠져들었던 <베스트오퍼>
왓챠에서 영화를 고를 때마다 나중에 봐야지하고 남겨뒀던 영화. 이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도 남겼다.
2021.10.27 - [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 여운이 남았던 베스트오퍼(The Best Offer, 2013)
감상평에도 남겼지만, 영화의 말미에서 시작과 끝을 음미해보면 잔상이 남는다. 그의 표정들과 느꼈을 감정들이 뒤섞여 어우러진다. 흘러나왔던 음악을 기억할순 없지만, 영화를 몰입할 수 있는데에 훌륭한 보탬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3. 비발디를 들으며 생각하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이 영화 늦게 봤다. 일찍 극장에서 봤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어쩌다보니 감정이 휘몰아치지 않고, 잔잔한 영화들만 꼽게 되었는데 이 영화도 잔잔한 영화다. 우리는 영화를 볼 때, 대사가 없어도 인물의 표정만으로도 큰 감정이 벅차오를 때가 있다. 이 영화는 시서이 오롯이 영화를 이끌고 가기 때문에 얼굴에 더 집중하게끔 연출했다. 인물간의 관계를 정립해가며 여성연대의 메세지르 담았다. 동성애를 지지하든 아니든 엔딩의 전율은 한번쯤 애타는 사랑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