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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달에 간다면 - <퍼스트맨(First Man), 2018>

zeroseok 2018. 12. 11. 11:00

이 영화를 언제부터 기다렸을까요. 아마도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데미언 차젤 감독이 감독상을 받고 대망의 작품상을 번복한 이후 그리고 <라라랜드>가 재개봉을 했을 때 한 번 더 영화를 봤을 때부터 였을 겁니다.
데미언 차젤 감독의 전작인 <위플래쉬>도 굉장히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헐리우드에서 장편을 2편한 감독이 우주 영화를 찍는다고 하여 많은 기대를 했었죠.
그래서 <퍼스트맨> 개봉일인 2018년 10월 18일에 맞춰서 보러 갔습니다. 그래서 기대한만큼 어떘냐고요? 아래서 확인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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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좋아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딥입팩트>부터 시작해서 <아마겟돈> 그리고 아직도 제 인생 영화 리스트에 있는 <콘택트>까지. 내가 우주에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영화에서처럼 저런 일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죽기전에 우주를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게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 대한 향수가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퍼스트맨>은 그 향수를 자극해주는 최적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제가 어렸을 적 체험해보고 싶었던 것을 간접 체험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그러니까 달을 체험할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죠. 저의 호기심 가득했던 어린날의 갈망을 채워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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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고증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한다는 어려움과 결말은 이미 알려져 있다는 단점을 안고 가는데, 이 지점에서 픽션을 얼마나 어떻게 가미할 것인지가 이러한 영화들의 핵심입니다. <퍼스트맨>은 닐 암스트롱에 관한 영화이고 달을 체험하는 영화이기 이전에 그를 체험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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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미국에서는 영화 속 장면 때문에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저는 이 영화가 옛 헐리우드식 미국을 찬양하는 영화에만 그치는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의 편집이 더 좋고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개봉한 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데미언 차젤 감독의 전작들과 결이 다른 영화 때문일 수도 있고,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대한 기대가 못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감독의 전작들을 생각해보더라도,이 영화는 한 사람에 대한 전기 이야기와 우주를 배경한 영화를 이 감독이 연출하면 이런 결이 나오는구나하며 생각해볼 수 있었고, 호흡은 비록 느렸지만 한 사람의 인생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저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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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결로 생각한다면 <그래비티>에 조금 더 가까워 보입니다. <그래비티>는 가까운 지구를 배경으로 우주를 체험하는 영화였으니까요. 그렇다고 하여 <인터스텔라>와 결이 완전히 다른 것은 또 아닙니다. 블랙홀이라는 눈으로 보기도 힘든 것을 구현한 반면에 <퍼스트맨>은 멀리서는 볼 수 있지만, 가까이 볼 수 없었던 달을 보여줬기 때문이죠.

제가 좋아하고 감상했던 우주 배경의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과거에는 어떤 임무나 재난으로 한 소재가 많았다면, 최근 10년 동안에는 우주 배경 영화에서 가족에 대한 소재로 장르와 결합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영화 <퍼스트맨>을 가족애 코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영화의 결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퍼스트맨>은 더 입체적이고 깊은 고뇌가 담긴 캐릭터를 고민한 흔적이 느껴지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