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일어난 살인사건 -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 2013>

zeroseok 2018. 8. 6. 19:28

<사이드 이펙트>를 보게된건 온전히 루니 마라 배우 때문에 끌렸던 영화입니다. 그리고 연출한 감독인 스티븐 소더버그임을 알게되어서 더욱 매료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그의 데뷔작인 <섹스, 거짓말 그리고 테이프>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그것도 26살에, 최연소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습니다. 상의 수상에 대해서 과했다는 의견이 많았었는데, 아직까지 최연소 황금종려상 수상은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2011년에 2편의 영화를 찍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었는데, 현재는 은퇴를 번복하였지만 이 해에 <사이드 이펙트>가 사실상 그의 마지막 영화일 것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루니 마라 배우 외에 주드 로, 캐서린 제타-존스, 채닝 테이텀 등 헐리우드의 굵직한 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부작용'인데, 약의 부작용 그러니까 항우울제의 부작용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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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는

4년전 우울증을 앓았던 에밀리 테일러(루니 마라)는 남편인 마틴 테일러(채팅 테이텀)의 출소한지 일주일만에 우울증이 재발한 낌새를 느끼게 되고 정신외과 의사인 뱅크스(주드 로)를 찾아가게 된다. 뱅크스가 준 신약으로 병이 호전됨을 느낀 에밀리. 하지만 그 약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몽유병이다. 어느날, 몽유병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편을 살인하게 된 에밀리.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기억이 나지 않은 에밀리는 무죄를 호소하고, 약을 처방해준 뱅크스는 자신이 쌓아온 명성과 가족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뱅크스는 단순히 약의 부작용 때문에 일어난 살인이 아님을 깨닫고 사건을 다시 조사하게 된다. 뱅크스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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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약의 부작용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몽롱한 느낌이 영화 전반적으로 유지가 됩니다. 그래서 영화의 전개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약이 퍼지는 것처럼 천천히 전개가 됩니다. 일종의 메디컬 스릴러라 볼 수 있는데, 결국 스릴러 장르가 가장 쉽게 기댈 수 있는 장치는 반전입니다. 이 영화도 역시나 반전에 기대고 있는데 에밀리를 따라가다보면 미처 예상하기 어려운 반전을 맞게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반전이 그다지 흡족하지 않는데, 그것은 인물들의 관계와 설정이 다소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에밀리의 남편인 마틴의 역할도 아쉽고, 4년전 담당 의사였던 빅토리아 시버트(캐서린 제타-존스)의 캐릭터도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이 두 캐릭터가 영화에서 쉽게 소비가 되기 때문인데, 결국 반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단순히 소모했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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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약이라는 부작용 외에 여러가지 코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약의 '부작용'처럼 미국 사회에 깔린 부작용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배신과 음모는 개인들에게서 발견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마치 악령처럼 사회 전반에 깔린 듯한 느낌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만든 루니 마라의 배우가 몰입을 이끌어 냅니다. 영화 속 대사처럼 '상처받은 여린 새' 그대로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절대로 속도를 붙이거나 줄이지 않는 짜임새가 돋보입니다. 반전에 이르러서도 급격하게 반전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긴장을 유지시키고 그 속도 그대로를 갑니다.
꼭 우울증에 관한 영화는 아니기에 잔잔한 흐름 속에서 긴장을 느끼게 하는 스릴러를 원하신다면 이 영화를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