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영화를 보고

영화 '다운사이징'을 보고 - 영화는 왜 산으로 가게 되었나

zeroseok 2018. 1. 20. 23:57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이번에는 영화 다운사이징을 보고 나서 소회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다운사이징은 예고편만 보면 굉장히 귀여운 영화일 것 같지만, 실제로 영화를 다 보고나면 아주 무거운 주제를 함구하고 있었네요.

그러니까, 가벼운줄 알고 들었는데, 무거운 물건 같은 영화입니다.

주변에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스토리가 억지인 부분에 많은 초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각본 측면에서 보더라도 아쉬운 점이 많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그래도 한 번 넘겨짚어볼 생각거리는 충분히 안겨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부터는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각본이 아쉬웠던 점 중에 하나를 꼽자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통일성 있게 흘러가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네요.

영화에서 관객에 흥미를 끄는 것은 인간이 작아져서도 건강에 아무런 문제 없이 삶을 영위해 간다는 것인데, 출발 자체는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와 맞물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스토리가 산으로 간다고 느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무거운 주제가 여러군데 흩어져 있는 것도 초점을 잃은데 한 몫을 한 것 같네요. 영화 초반부에 다운사이징을 결심하고 지인들을 불러 모아서 파티를 열었던 밤에서 술꾼이 이야기한 것도 하나의 주제로 묶을 수도 있었는데, 이 것은 잠깐의 대사로 맺어집니다.

그리고 베트남 여자는 정치적인 이유로 강제로 다운사이징이 되었는데, 다운사이징에 대한 윤리적인 이슈거리도 제대로 다루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에 갑작스러운 인류와 환경 걱정(...)이 이어집니다.


 

 


영화의 말미는 굉장히 무겁습니다. 처음 도입이 코믹스럽고, 꽤나 몰입한 반면에 숙연한 기분이 들게합니다.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크게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굳이 다운사이징이 필요한 이유가 충분히 설득이 안되었기 때문이죠.

처음에 가벼운 마음에 볼 수 있었던 이야기에서 전체 주제를 잘 스며들게 했었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단연코 크리스토퍼 왈츠의 연기는 돋보입니다. 베트남 정치범 역을 맡은 홍 차우 배우도 좋았습니다. 이 배우는 이번이 첫 영화네요. 그럼에도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네요. '다운사이징'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알렌산더 페인 감독은 조지 클루니가 출연했던 '디센던트' 도 각본과 연출을 맡았었네요. 디센던트는 굉장히 재밌고,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 작품은 조금 아쉽다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묵직하게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어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 잠시나마 진지하게 생각해봤습니다.

저에게도 했지만, 이 영화를 보신 분들께 이런 질문을 하고 싶네요. 


"여러분이시라면 다운사이징을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