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하여

하얀 지옥에서의 사투 - 헤이트풀8(Hateful Eight) 2015 / 쿠앤틴 타란티노

zeroseok 2016. 1. 11. 03:01

쿠앤틴 타란티노 8번째 장편 작품이 개봉을 했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영화다. 나는 광팬은 아니지만, 타란티노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다.

이번 영화는 설산에서 펼쳐지는데, 배경이 너무 멋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미국 어디서 찍었다고 하는데, 이와오밍?과는 다른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필름 매니아 답게 필름으로 촬영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번 작품을 감상하면서 전작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장고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으나, 장고는 복수와 아내를 찾기 위한 것에 포커스를 맞춰서 장고는 느낌만 받았고, 타란티노의 각본의 전형인 사건 전후의 맥락을 전개시키는게 '데쓰 프루프' 혹은 '저수지의 개들'과 비슷한 인상을 주었다. 




사실 타란티노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유혈이 낭자하는 액션씬은 많이는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장고에서처럼 마지막 큰 결투를 하는 것도 많지는 않았다. 이렇게 보면 데쓰 프루프와 비슷한 면이 있다면 데쓰 프루프의 스토리의 전과 후를 뒤집으면 헤이트풀8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헤이트풀8은 챕터가 나누어져 있긴 하지만, 챕터로 구분되는 인상보다는, 사건의 전/후를 밝히는 맥락이 전체 스토리를 양분하는 느낌을 받았다.)

각 인물은 어떤 특징을 드러내게 되는데, 이 것을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사무엘 L. 잭슨과 도머구 역을 맡은 제니퍼 제이슨 리를 제외하면 크게 두드러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들 별로 배경 같은 것들을 충분히 설명하고 넘어가지 않는데, 이건 이들이 갇히게된 사건과 관련이 있고, 이 것은 충분한 서스펜스로 자극이 되어 영화적인 재미를 낳게 한다.


고립 무원이 된 하얀 지옥을 멀찌감치 바라보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영화였다. 타란티노 영화는 항상 그렇다. 몰입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딱 그런 지점이 있는데 그 뒤로는 소위 말하는 멱살 잡고 끌고 간다. 이번 영화 헤이트풀8에도 그런 지점이 있었다.

마치 판이 다 깔리면 보여주는 듯 하다. 영화를 다 본 뒤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는 것도, 너무나 판이 잘 짜여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닐까.

첫 롱테이크 씬이 인상 깊었는데, 하얀 지옥에서는 신 마저 얼어붙어 제대로 선과 악을 구분 못하게 하는 그런 곳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